지난 수요예배 때 선교사님의 말씀 중 끝날 때 즈음 언급하셨던 루비 켄드릭(Miss Ruby Rachael Kendrick, 1883-1908) 선교사님의 편지에 큰 감동과 울림이 있었습니다. 20대의 젊은 나이에 선교사로 헌신하여 낯선 조선 땅에 와서 순교하기까지 채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, 한국 선교 역사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그녀의 인생 이야기에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.
코로나19와 교회에 대한 정부의 제한 조치에 답답하고 힘든 마음이 있었는데, 루비 켄드릭 선교사님의 인생 이야기와 특히 그녀가 순교하기 얼마 전 부모님께 보낸 편지는 저의 가슴을 뜨겁게 했습니다. 한국 교회의 성장은 한국 땅을 위해 기꺼이 한 알의 밀알이 된 루비 켄드릭 선교사님과 같은 분들의 순교와 헌신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. 복음을 전하기 힘든 시기이지만, 아래 인용한 선교사님의 편지가 전도와 선교, 예배 등 영적인 일에 더욱 집중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.
“이 곳 조선 땅에 오기 전 집 뜰에 심었던 꽃들이 활짝 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하루 종일 집 생각만 했습니다. 욕심쟁이 수지가 그 씨앗을 받아 동네 사람에게 나누어 주다니, 너무나 대견스럽군요. 아마 내년 봄이 되면 온통 우리 동네는 내가 심은 노란 꽃으로 덮여 있겠군요.
아버지, 어머니! 이 곳 조선 땅은 참으로 아름다운 곳입니다. 모두들 하나님을 닮은 사람들 같아요. 선한 마음과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보아 아마 몇 십 년이 지나면 이 곳은 예수님의 사랑이 넘치는 곳이 될 것 같습니다. 저는 복음을 듣기 위해 20킬로미터를 맨발로 걸어오는 어린아이들을 보았을 때 그들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오히려 위로를 받습니다.
그러나 한편에서는 탄압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. 그저께는 예수님을 영접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서너 명이 끌려가 순교했고, 토마스 선교사와 제임스 선교사도 순교했습니다. 선교 본부에서는 철수하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그들이 전도한 조선인들과 아직도 숨어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. 그들은 모두가 순교를 할 작정인가 봅니다. 오늘 밤은 유난히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.
외국인을 죽이고 기독교를 증오한다는 소문 때문에 부두에서 저를 끝까지 말리셨던 어머니의 얼굴이 자꾸 제 눈앞에 어른거립니다. 아버지, 어머니! 어쩌면 이 편지가 마지막일 수도 있습니다.
제가 이곳에 오기 전 뒤뜰에 심었던 한 알의 씨앗이 자라, 이제 내년이면 온 동네가 꽃으로 가득하겠죠? 그리고 또 다른 씨앗을 만들어 내겠죠? 저는 이 곳에 작은 씨앗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. 제가 씨앗이 되어 이 땅에 묻히게 되었을 때 아마 하나님의 시간이 되면 조선 땅에는 많은 꽃들이 피고 그들도 여러 나라에서 씨앗이 될 것입니다.
저는 이 땅에 저의 심장을 묻겠습니다. 바로 이것은 제가 조선을 향해 가지는 열정이 아니라, 하나님께서 조선을 향해 가지신 열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. 어머니 아버지, 사랑합니다.”
남기환 목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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